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···'사람책' 한 권을 읽는 일[책X책]

입력 2022-06-09 07:00  

<svg version="1.1" xmlns="http://www.w3.org/2000/svg" xmlns:xlink="http://www.w3.org/1999/xlink" x="0" y="0" viewBox="0 0 27.4 20" class="svg-quote" xml:space="preserve" style="fill:#666; display:block; width:28px; height:20px; margin-bottom:10px"><path class="st0" d="M0,12.9C0,0.2,12.4,0,12.4,0C6.7,3.2,7.8,6.2,7.5,8.5c2.8,0.4,5,2.9,5,5.9c0,3.6-2.9,5.7-5.9,5.7 C3.2,20,0,17.4,0,12.9z M14.8,12.9C14.8,0.2,27.2,0,27.2,0c-5.7,3.2-4.6,6.2-4.8,8.5c2.8,0.4,5,2.9,5,5.9c0,3.6-2.9,5.7-5.9,5.7 C18,20,14.8,17.4,14.8,12.9z"></path></svg>'책X책'은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책, 저자·출판사 등은 달라도 곁들여 읽으면 좋을 책들을 소개합니다.
신문사 기자는 때로 한 사람의 일생을 요약하는, 불가능한 목표를 향해 인터뷰 기사를 써내야 한다. "사람이 온다는 건/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/그는/그의 과거와/현재와/그리고/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." 머릿속에는 정현종 시인의 시 '방문객'이 스쳐간다. 길고 긴 퇴고 과정을 거쳐 기사가 나온 후에도 숙제는 남는다. 쏟아지는 뉴스들을 헤치고 이야기가 당신에게 가닿는 것.


최근 출간된 <각별한 당신>(사이드웨이)는 김종철 전 기자가 쓴 인터뷰집이다. 그는 작가의 말에서 "인터뷰이들이 어렵게 들려준 자신들의 내밀하고 고유한 이야기들이 매일매일 쏟아지는 뉴스와 다른 많은 이야기들에 금방 파묻혀 버리는 것이 안타까웠다"고 했다. 책은 이들의 목소리에 새삼 귀기울일 수 있는 기회다.

스무 명의 인터뷰를 추려 담았다. 이들이 특히 '각별한' 건 '나답게 살기 위해' 온 힘을 다한 이들이기 때문이다. 세상에는 내가 나로 살기 위해 일생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. 한국 최초의 성전환 커밍아웃 군인인 고(故) 변희수 하사, 성폭행을 시도하는 가해자의 혀를 깨물었다는 이유로 옥살이를 한 뒤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한 최말자 씨, 농악을 타악 4중주로 재탄생시킨 '영원한 광대' 김덕수 씨… 책은 세상의 압력이나 관성에 맞선 스무 사람의 목소리를 전한다.

대부분의 인물은 책 출간을 계기로 새로 인터뷰해 대폭 보완했다. 군의 강제전역 조치 이후 지난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변 하사는 추가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. 변 하사 사망 약 6개월 뒤 법원은 군의 전역 조처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.


'사람책'을 더 읽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김지수 기자가 쓴 <자기 인생의 철학자들>·<자존가들>(어떤책)도 함께 읽어볼 법하다. 故 이어령 선생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를 했던 바로 그 기자의 인터뷰 기사들을 모은 책이다. 배우 윤여정, 배우 김혜자,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, 동물행동학자 최재천, 미술사학자 유홍준 등 일과 삶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통찰을 빛내는 이들의 목소리가 담겼다.

구은서 기자 koo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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